미니멀 주택에 숨겨진 부드러운 악센트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외관의 여유로운 부지, '미니멀 주택은 이 집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미니멀의 정석 같은 외관을 지녔다. 단층 주택의 길게 뻗은 구조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보이는 것보다 훨씬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그 비결은 경사진 부지를 활용하여 파사드에서 보이지 않는 방향으로 또 다른 모습을 감추고 있기 때문.

온통 새하얀 입면에, 모노톤으로만 군데군데 살짝 포인트를 준 디자인. 이러한 색채 조합으로 인해 간결한 형태감이 더욱 돋보일 수 있었다. 

파사드를 통해 단층 주택인줄만 알았으나, 현관에 들어와 보니 놀랍게도 다채로운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부지의 경사를 활용하여 연출할 수 있었던 구조다.

다채로운 가구나 화려한 장식은 전혀 떠올리기 힘든 모노톤의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명확한 직선, 중성적인 색채, 블랙 앤 화이트의 대비가 내부 역시 미니멀하게 가꿔주고 있다. 차가운 인상을 중화시키는 것은 밝은 색채의 목재 마루. 생기 없는 공간일 뻔 했던 이곳에 더해진 나뭇결이 안락함을 더해준다.

가장 편안해야 하는 침실에는 특별히 따뜻한 컬러를 섞어 아늑함을 살렸다. 주택 후방 구역에 숨겨진 2층에 마련된 침실로, 이 집의 하이라이트 공간이기도 하다. 경사진 곳에 위치하여 외부 시선을 피할 수 있는 방향이기 때문에 전면 창을 달아 탁 트인 전경을 확보한 것. 

바깥 뷰가 더욱 아름답게 담길 수 있었던 비결은 스마트한 컬러 배색에 있다. 창 프레임을 블랙으로 하여 시선을 확보하고, 내부 인테리어는 베이지 컬러로 강약을 조절하여 창밖 풍경을 강조한 설계다. 프레임 너머 보이는 심플한 난간과 그사이에 마련한 테라스 바닥의 잔디 소재는 야외 경관으로 향하는 시선을 부드럽게 연결해준다. 침대 주위로 넓게 깔린 러그와 폭신한 질감의 가구들은 침실의 아늑함을 높여주는 장치다. 

주택 내부는 거실과 주방 등 공용 공간을 제하고 3개의 침실, 두 개의 욕실로 이루어져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다섯 가지 독립된 방들이 각기 다른 스타일로 디자인되었다는 것. 이 욕실의 샤워 공간은 검은색 모자이크 타일로 옷을 입어 위생적인 모습이 돋보인다. 세면대 부분은 직선을 강조하여 깔끔한 인상을 유도했다. 수전, 세면 볼 모두 간결한 디자인.

서로 다른 스타일링의 일례로, 게스트 욕실도 살펴보자. 앞서 만난 욕실과는 대조적으로 밝은 색채로 구성되었으며, 라운드 디자인의 유리 질감이 돋보인다. 화병과 꽃 종류를 달리한 것도 눈여겨볼 차이점이다. 예컨대, 이 욕실에는 화이트 스타일과 어울리도록 분홍 장미를 놓아 화사한 분위기를 더했다. 앞선 욕실이 남성적인 스타일이었다면, 이 게스트 욕실은 부드럽고 여성적인 스타일.

게스트 욕실과 같이 온화한 스타일링은 거실에서도 이어진다. 밝은 그레이 톤을 기본으로, 블랙 컬러가 악센트를 주고 있다. 마찬가지로 분홍 장미를 곳곳에 더해 쾌적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에 힘을 실은 것을 볼 수 있다. 심플한 디자인의 스탠드 조명과 천장의 간접 조명이 차분함을 높여준다.

공간마다 차별화된 스타일링을 뽐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통일된 것은 결국 미니멀한 요소다. 사진 속 깔끔한 주방은 이 주택의 간결한 매력을 다시금 뽐낸다. 내장형 조리기구와 수납장, 광택 있는 가구 표현이 현대적인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스타일링의 강약을 잘 살려낸 미니멀 주택, 여기를 통해 비슷한 사례도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