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꼭 맞는 옷처럼 편안한 주택 디자인

Yubin Kim Yubin Kim
FLY, 株式会社CAPD 株式会社CAPD Eclectic style hou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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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을 떠올릴 때 따라오는 정형화된 구조가 있다. 대다수의 2층 주택에서는 현관을 거쳐 주방, 다이닝룸, 거실로 구성되고 안쪽에 계단실을 마련한 모습을 흔히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보편적인 구조에 생활을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닌, 내 생활 동선을 따라 공간이 구성된 주택이라면, 이야기할 거리는 훨씬 늘어난다. 

이번에 만나볼 프로젝트는 건축주 가족이 지닌 취미와 주거 방식, 감성을 최대로 살리도록 지어진 일본 주택이다. 공간을 유연하게 사용하면서 창의력과 잠재력을 개방시키게끔 디자인된 이 단독주택은 일본 건축가, CAPD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하였다. 기본에 얽매이지 않아 몸에 꼭 맞는 듯 자유로운 주택, 함께 살펴보자.

2개의 매스, 모던한 외관

2개의 직사각형 매스를 조합한 심플한 외관. 기본적인 화이트와 개성 강한 레드 매스가 대조를 이뤄 눈길을 끈다. 와인색에 가까운 짙은 레드 매스는 하부를 필로티 형태로 구성하여 더욱 독특한 모습으로, 마치 공중에 매스가 떠 있는 것 같은 임팩트 있는 디자인이 흥미롭다. 대부분 현관과 연결된 필로티는 차고로 이용되곤 하는데, 이 주택은 앞부분에 주차공간을 따로 확보하고 있으므로 이 필로티는 더욱 자유롭게 활용될 수 있다. 그늘과 눈, 비를 막아주어 편리한 사적 야외공간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심플하지만 볼거리가 풍부한 외관이 연출되었다.

개성 강한 출입구

이 집은 전형적인 현관 이미지에서 벗어난 출입공간을 갖췄다. 창문 같은 유리문을 통해 실내로 들어오는 길, 이곳을 통해 외부와 내부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허물어져 전체적으로 자유로운 느낌을 전한다. 실내로 들어오자마자 공용 공간을 마주하게 되고, 개구부 바로 옆에 계단이 있는 구조다. 

현관의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이 주택의 출입 공간은 ‘통과 지점’이라는 기본 기능에만 주목하여 디자인했다. 덕분에 실내 첫인상에 개방적인 인상이 더해져 카페나 아틀리에 같은 독창적인 인테리어가 완성될 수 있었다. 타일과 신발장을 갖춘 제한적인 현관 기능을 제거하여, 출입구에서 마주하는 개방된 실내 공간 역시 용도를 예측할 수 없게 되었다. 거주자의 취미 공간, 혹은 이웃이 모여 만드는 지역 사회의 소통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는 다양한 가능성을 지닌 장소다.

집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현관 인테리어, 여기를 통해 개성 있는 현관 디자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

열린 인테리어

출입문에 서서 실내를 바라본 모습은 이와 같다. 화이트 기본에 클래식한 가구와 문을 갖춰 유럽풍 주택 같기도 하며, 천장은 인더스트리얼 특징을 지니고 곳곳에 빈티지한 소품을 더해 포근한 카페처럼 보이기도 한다. 커다란 고재 테이블이 이곳의 포인트로, 이는 주로 가족의 작업 공간이자 지역 주민들의 티타임 공간으로 활용된다.

스타일링에 제한을 두지 않은 다양한 소재의 디스플레이는 창의력을 자극한다. 용도를 한정하지 않아 자유롭게 사용될 수 있는 잠재력이 풍부한 공간이다. 자연스럽게 내, 외부를 넘나들 수 있었던 개방적인 인테리어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공간의 관계도 유연하게 만들어준다.

자연 경관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외관에서 눈여겨봤던 떠 있는 매스 부분으로 이르게 된다. 산 쪽을 향한 주택 단지에 놓인 주택이라는 점을 건축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사방이 주택으로 둘러싸인 장소에 놓여있지만, 2층 산을 바라보는 입면에 파노라마 창을 내서 확 트인 경치를 확보했다.

가족들이 집안에서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 동선은 어떠한지를 파악하여 주요한 공간에 핵심적인 요소를 불어넣은 모습이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방과 다이닝 룸에서 바깥 경치를 누릴 수 있으며, 사적 공간에는 외부에 시선이 닿을 수 없게 계획했다. 빽빽한 주택 너머로 하늘과 산을 바라보면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나에게 최적화된 주택

2층으로 오르는 공간 자체도 건축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출입문의 유리는 2층까지 이어져 개성 있는 나선형 계단 디자인의 존재감을 높여준다. 실내에서 새어 나오는 아늑한 불빛이 투명한 유리를 통해 외벽을 모던하게 장식하는 모습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이웃집과 통행이 잦은 도로에서도 보이는 공간이기에, 공용 공간만 들여다볼 수 있게 계획했다.

가족의 일과를 고려하여 완성된 주택과 인테리어로, 공간에 대한 관점과 이용 범위가 풍부한 열린 공간들을 만나보았다. 건축주의 라이프 스타일에 꼭 맞는 집이야말로 “집 다운 집’이라고 표현될 수 있는 건 아닐지, 생각 거리를 던져주는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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